"전국의 의병사(史)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의병학교를 추진 중입니다."

고종의 손자이자, 의친왕의 아들인 이석(74ㆍ황실문화재단 총장) 선생은 "초중고 학생들에게 의병의 충절과 구국정신을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포항과 진주, 평택, 제주, 울산, 김제ㆍ부안에 6개 지부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는 전날 경북 영천 자양면 거동사(巨洞寺)에서 열린 '산남의진 순국선열 추모제'에 참석, "고종황제께서는 을사늑약 후부터 퇴위 전까지 일제의 만행을 해외에 알리고 거병을 독려하는 등 국권회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며 "의병활동을 망각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산남의진(山南義陣)은 영천과 포항, 청송, 영덕 등 경북 중부 및 동해안 지역에서 활동한 의병 진영이다.

1906년 3월∼1908년 8월 경북 영천과 청송, 포항 등 산남지방에서 활동하다 목숨을 잃은 의병 449명의 충절을 기리는 이날 추모제는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사망자를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 선생은 "산남의진이 고종황제의 밀지를 받아 거병했다면, 전북 정읍에는 부친인 의친왕이 직접 내려가 혈서로 거병을 독려한 역사가 있다"며 "역사를 제대로 복원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선생은 또 "산남의진은 서울진공작전의 단초를 제공했고 조선 중후기 의병사에서 활동기간이 가장 길었으며, 영천지역 최초의 의병이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처음에는 의병이 호남에서만 왕성한 줄 알았는데 산남에서도 대규모로 활동한 사실을 알게 돼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11년째 전주 이씨 본향인 전주한옥마을 승광재에 기거하고 있는 이 선생은 '의병학교 개교'와 '황실 복원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핵심은 우리 민족의 역사성과 자부심을 드높이고, 대국민 봉사 중추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석 선생은 "전 세계 40여 왕조국가의 황실이 대부분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며 "고종황제의 유지를 받아 전 재산을 탕진하고 목숨까지 바친 의병의 넋을 기리는 것은 황손으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